공무원·군인연금 충당부채 100조원 늘어 1000조 돌파

[경향신문]

지난해 서울 송파구 잠실본동 주민센터에 마련된 긴급재난지원금 센터를 찾은 주민들이 상담을 받는 모습| 이준헌 기자
국가부채 증가의 한축인 지난해 공무원ㆍ군인연금 충당부채가 첫 1000조원을 돌파했다. 늘어난 공무원 수와 고령화로 인한 연금 수급 기간 연장 등 다양한 요인이 작용했다.

연금충당부채란 공무원·군인 연금 수혜자에게 앞으로 지급해야 할 연금액을 현재 가치로 계산해 추정한 액수를 말한다. 국고채금리를 고려한 할인율, 물가상승률, 임금상승률을 감안해서 계산한다. 지급시기와 금액이 확정되지 않아 실제 국가채무로 보기는 어렵지만 재정 위험을 보여주기 위한 목적으로 국가 재무제표상 부채로 표시한다.

6일 정부가 국무회의를 통해 심의 의결한 ‘2020회계연도 국가결산’에 따르면 지난해 공무원ㆍ군인연금 충당부채는 전년(944조2000억원)보다 100조5000억원 증가한 1044조7000억원을 기록했다. 연금충당부채 중 공무원연금과 군인연금은 각각 829조8000억원 214조9000억원이다.

2020 회계연도 연금충당부채는 전년에 새로 대입했던 물가상승률(2%) 및 임금인상률(3.9%)을 똑같이 적용했음에도 총액이 100조원 넘게 대폭 증가하는 것을 막지 못했다. 2019년 회계연도에서는 연금충당부채 증가폭이 4조원에 그쳤던 것과 대조된다.

기재부는 늘어난 연금충당부채 대부분(86조4000억원, 86%)은 저금리 시기에 할인율이 낮아지고 할인기간이 감소하면서 생긴 재무적 요인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할인율이 2019년 2.99%에서 2020년 2.66%으로 하락하면서 70조9000억원 가량이 늘었고 미래 연금액을 할인하는 할인기간이 1년 감소되면서 15.5조원이 증가했다.

결국 100조원 증가분 중 실질적으로 늘어난 연금충당부채는 14조1000억원이다. 이는 재직자 연금 납입기간이 증가된 분(32조7000억원)에서 연금을 수령하면서 빠진 지급액(18조6000억원)을 뺀 수치다.

그간 연금충당부채는 2015년 659조9000억원, 2016년 752조6000억원, 2017년 845조8000억원, 2018년 939조9000억원, 2019년 944조2000억원, 2020년 1044조7000억원으로 증가했다.

연금충당부채가 1000조원을 처음으로 돌파했지만 전액을 모두 부채로 보긴 어렵다. 이는 연금 납입 등 지속적인 수입을 고려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연금충당부채는 국채, 차입금 등 지급시기ㆍ금액이 확정된 국가채무가 아니기 때문에 국가간 부채를 비교 할 때도 제외된다. 기재부는 “실제 지급되는 연금지출액은 공무원과 군인이 납부하는 기여금 등 연금수입으로 대부분 충당한다. 미래의 연금 수입을 고려하면 실제 부담액은 연금충당부채보다 매우 낮다”고 설명했다.

윤지원 기자 yjw@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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